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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1999년 한국고음반연구회 논문집 [한국음반학 제9호]에 실린 국악기록보존연구소장 노재명이 발표한 "20세기 후반 제주도 전통음악 현장조사자료와 음반목록"의 일부분이다.
제주도 무속음악 명인 김만보<2>
현장조사,대담정리,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알까름 서물한집은 한태흥 할아버지 비석이 있고 바다에서 건진 둥그런 돌이 있는데 작은 기와집 안에 모셔져 있다 한다. 이 당에 얽힌 신비한 사연이 있는데 이에 대한 김만보의 증언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몇 백년 전에 제주시 김동지라는 벼슬한 할아버지가 서물날 갈치를 낚으러 바다에 나갔는데 사석골 근처에서 무거운 게 걸려서 건져 보니 큰 돌이라 다시 물에 떨어뜨렸다 한다. 그런데 다른 두 곳에서도 역시 그 돌이 걸려 이상타 여겨 그걸 실어다 육지에 배를 대니 그 돌이 저절로 굴러가서 함덕 1구 포구 나비거리라는 데서 멈췄다고 한다. 그리고 그 무렵 함덕 마을 유지들이 꿈을 꿨는데 그 돌이 말하길 “내가 이 마을 본향으로 한달에 두번 서물날 올테니 이 마을 농어민들이 나를 받들면 내가 잘 번성케 해주겠다”고 했다 한다. 그래서 당을 짓게 됐는데 이것이 바로 알까름 서물한집이라 한다.
한태흥 할아버지는 지금 살아있다면 110여세가 되는데 훌륭한 집안의 사람으로 안타깝게 자식이 없었다 한다. 이 한태흥 할아버지는 함덕의 본향당을 주민대표로 모셨는데 어느날 마을의 부면장과 회계원이 몇 백년된 나무를 부숴버리자 화가 난 할아버지가 이 나쁜 사람들이 자식 낳으면 손, 발 불구로 낳게 해달라고 비니까 나중에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한다.
이밖에 성씨에 따라 각 가문에서 개별적으로 섬기는 외부에서 들어온 잡당으로 죽도남빌레 일뤠한집, 뒷당동산 일뤠한집, 알질우의 여드레한집, 함덕 역개 열시거리 삼천벵매가 있다 한다.
그리고 예전엔 함덕에 각 신마다 당이 각기 따로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다 없어졌다 한다. 그런 당으로는 시질알 고씨, 넋산이 존나니마르 고씨, 우씨 할머니, 소지마르 여드레 던남밧 할아버지 할머니, 죽일한집, 소낭굴 일뤠중저, 고망두둑 일뤠, 당두 일뤠가 있었다 한다.
아주 오래전에 함덕에서 활동한 큰심방으로는 아까름도 김씨 선생, 시질날도 김씨 선생, 고래빌레도 김씨 선생이 있었고 함덕의 근대 큰심방으로는 김찬길(男), 김맹길(男), 김총근(男), 김성용(김만보의 부친), 김만홍(김만보의 큰형), 고명선(男)을 꼽을 수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김찬길과 김맹길은 김만보가 얼굴도 보지 못했는데 이들은 지금으로부터 70∼80년 전에 타계했다 한다. 김총근은 김만보의 나이 6세 때 65세로 세상을 떠났다 한다. 고명선은 함덕 2구에서 살다가 약 17∼18년 전에 작고했는데 지금 생존시 75세 가량될 것이라 한다. 김찬길, 김맹길, 김총근의 후손은 함덕에 전혀 없고 고명선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는데 아들(막내)은 부산에서, 딸(장녀)은 제주 함덕에서 살고 있다 한다.
현재 김녕에 80여세 된 여드니심방의 떨(딸) 문순실, 행원 이중춘 등이 심방 활동을 하고 있다 한다. 그리고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윤수의 부인 이정자 심방이 김만보한테 굿을 학습했다 한다. 이정자는 김만보 누나인 김명월의 딸이라 한다.
근래에 김만보는 부인 이순녀, 둘째딸 김연희(제주시 건입동 거주), 조카며느리 김순아(김만홍의 며느리-함덕 입구 수지머르 거주)와 같은 심방들과 함께 주로 굿을 한다고 한다. 이들이 요즘 자주 하는 굿은 영등굿, 귀양풀이, 성주풀이, 선조공양굿(천도 기원), 불찍굿, 연신굿이라 한다.
멩감은 최근에는 불경기라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거무영청굿은 남제주에서 많이 하는 굿이고 마불림제, 시만국대제는 요즘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만보는 한살 연하인 이순녀와 혼인하여 슬하에 2남 4녀를 두었는데 그 가운데 김재훈(아들)이 김만보의 고향집에서 현재 살고 있으며 또다른 아들 하나는 현재 일본에서 살고 있다 한다. 이 두 아들 모두 심방은 아니라 한다.
이순녀는 1929년 12월 27일(음력) 제주시 용강동 출생으로 남편 김만보와 함께 정두삼한테 신굿을 받았다 한다. 이순녀가 심방이 된 동기는 다른 이들처럼 몸이 갑자기 많이 아파서 그리 됐는데 그가 어느날 앓아 눕게 된 것은 그의 남편 김만보가 젊어서 뱀을 때려 죽인 일 때문이라고 한다. 암튼 신굿을 받고 나서 이순녀는 이유 모를 병이 없어졌다고 한다. 이순녀는 밑에 여동생이 하나 있는데 여동생은 심방이 아니라 한다.
김만보는 약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일본에서 살고 있으며 이따금 제주도를 찾는데 금년에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제주도로 돌아와서 살 예정이라고 한다.
김만보는 현재 일본집에 제주굿 가운데 ‘베포도업침’ 심방서를 소장하고 있는데 그 사설을 소리로 부르면 약 3∼4시간 분량이 된다고 한다. “태고라 천황씨는∼”으로 시작되는 이 소리 일부를 본 현장조사 녹음시 김만보가 불러주었다. 이 ‘베포도업침’은 어떤 굿을 하던지 반드시 해야 하는 소리로 천지 개벽 때부터 모든 내력을 나열하는 사설로 되어 있다 한다.(1999.2.1.10:30∼12:30. 제주도 북제주군 조천읍 함덕리 1126번지. 김만보의 아들 김재훈 자택에서 김만보 증언)
2000년5월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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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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